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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의 위기: 청년 이탈과 구조적 타락, 미온적 개혁의 악순환

태양14 2025. 6. 16. 09:29

청년 신도의 급격한 이탈

한국 개신교회는 현재 심각한 청년층 이탈 현상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때 성장 일변도였던 교세는 이제 정체 또는 감소 국면으로 돌아섰습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약 절반이었던 무종교 인구 비율이 2015년에는 56%로 늘었고, 특히 20대 청년의 약 65%종교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불과 10년 만에 20대의 종교 인구 비율이 46%에서 31%로 급감한 수치로, 젊은 세대의 종교 이탈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개신교인 비율 또한 정체 상태에서 최근에는 20% 안팎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더 이상 한국 교회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청년층의 교회 이탈 배경에는 앞서 다룬 바와 같이 교회 내부의 구조적 문제들, 이를테면 지도자들의 부정부패, 대형 교회의 세습 관행, 그리고 금권주의적 행태 등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성 문제와 위선에 실망하여 등을 돌리고 있으며, 교회가 세속적인 권력과 돈에 집착한다고 느끼면서 신앙 공동체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되었습니다.

 

구조적 타락에도 불구하고 개혁은 미흡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위기가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내부에서는 실질적인 개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단 지도부와 대형 교회들은 대외적으로 쇄신을 약속하거나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하지만, 정작 내부 구조를 바꾸는 근본적인 개혁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잘못된 관행과 특권 의식이 자리잡고 있음에도, 이를 뿌리 뽑기 위한 과감한 자기 혁신은 미온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개신교계에서 지적되는 구조적 문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교회 지도자들의 부패 일부 목회자들의 재정 비리와 도덕적 타락 사례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 교회 중 하나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원로 목사 조용기 목사는 2014년 교회 자금 1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패 사건은 교회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지만, 교단이나 연합기관 차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제도 개선이나 자체 정화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 교회 세습 관행 대형 교회의 세습 문제도 개신교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힙니다. 가령, 2017년 명성교회에서는 원로목사가 은퇴 후 아들을 담임목사로 세우는 세습을 강행하여 큰 논란을 빚었습니다. 해당 교단(예장통합)은 내부 규정상 세습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명성교회 측은 은퇴 후 2년 경과라는 빈틈을 이용해 사실상 부자 세습을 이루었습니다. 이후 교단 재판국이 이러한 세습을 합법이라고 판결하자 교계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젊은 목회자들과 신학생들마저개혁을 꿈꾸는 우리의 절규를 외면한 결정이라며 탄식했지만, 결국 교단은 세습을 용인했고 당사자는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 사례는 교단이 오히려 문제 교회를 감싸고 유야무야 넘어간 대표적 예로 지목됩니다.
  • 금권주의와 세속화 일부 교회에서는 신앙의 순수성보다는 물질적 축복교세 확장에 치중하는 경향, 이른바 금권주의가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헌금을 강요하거나,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거대한 예산을 건물 신축이나 지도자 개인의 영향력 강화에 사용하는 일이 반복돼 왔습니다. 목회자의 호화로운 생활이나 특권 의식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지만, 이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나 자발적 시정은 미미합니다.

외부 비판을 회피하는 교계 지도부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외부의 비판은 교회 개혁을 촉구하는 중요한 목소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의 많은 지도자들과 교단은 이러한 외부 비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회피하거나 반발하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언론이나 사회로부터 교회의 부조리를 지적받을 때, 이를교회를 향한 공격이나 종교 탄압으로 치부하며 정당한 지적마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심지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내부 인사들조차 왕따시키거나 법적 대응으로 입막음을 시도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명성교회의 사례는 이러한 비판 회피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명성교회 일부 장로들은 교단 내 다른 목회자가 설교 중에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 목회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사태까지 일으켰습니다. 또한 명성교회의 원로목사였던 김삼환 목사는 세습을 반대하는 이들을 가리켜마귀이며총살감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교회의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일부 지도자는 적대시하고 탄압함으로써,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외부의 충고나 사회의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보다는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함으로써, 교회 스스로 변화의 기회를 차단하는 셈입니다.

 

미온적인 자정 노력과 개혁 실패

개신교 내부에도 물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정 노력을 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양심적인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은 교회 개혁을 외치고, 부패 척결과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교단 차원에서 윤리 강령을 재정비하거나 세습 금지 규정을 마련하고, 대형 교회의 책임성을 언급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시도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대체로 말로나 문서에 그칠 뿐, 실제 현장에서 구현되지 못하거나 금세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명성교회의 세습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제도가 있어도 실효성이 없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습금지법이라는 규정이 있었지만, 교단 스스로 그것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오히려 예외를 인정해 준 것입니다. 부패 사건에 대해서도 교단이 앞장서 해당 목회자에 대한 엄중한 징계공개적인 책망을 내린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인사가 일정 기간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권되거나, 영향력 있는 대형 교회의 경우 눈치 보며 지나가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이런 미온적인 자정 노력은 교회 내 개혁을 바라는 이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 주었고, 개신교 전체의 도덕적 권위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추락하는 신뢰와 개신교의 자멸

이처럼 내부적으로 문제를 깨끗이 정화하지 못하고 외부의 비판마저 외면한 결과, 한국 개신교는 사회적 신뢰의 급속한 추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개신교는 한국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종교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개신교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15% 남짓에 그쳐, 26% 수준인 가톨릭에 비해도 현저히 낮았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개신교를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으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개신교=개독교라는 조롱 섞인 신조어까지 일반화될 정도로 이미 이미지가 심각하게 실추되었습니다.

신뢰를 잃은 교회는 전도의 문도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신도들도 등을 돌리고 청년 세대의 신규 유입이 거의 끊긴다면, 교회의 존립 기반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될 것입니다. 실제로 개신교계 내부에서도이대로 가다가는 개신교가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인 복음 전파와 영혼 구원의 사명보다 자기 보신과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남는 것은 신앙 공동체의 붕괴권위를 상실할 것입니다.